Two Star and the Dream Police / Mk.gee

Mk.gee는 지난번 주제였던 본 이베어의 <SABLE, fAble>을 통해 알게 된 솔로 뮤지션이다. 앨범의 중반부에 수록된 트랙으로 은은하게 맥락을 이어주던 From이란 곡에 그가 참여하고 있었다. 처음 듣는 음악에 대해 늘 그렇듯 별생각 없이, 큰 기대도 없이 먼저 음악을 들어보았다. (이때의 상황을 대충 그려보자면, ‘음, 만나서 반가워’ 정도의 첫인사를 건네는 단계랄까?) 블루투스 스피커를 켜두고 부엌에서 음악을 듣는데, 처음 세 곡 정도가 흘러갈 무렵 순간적으로 이 세계에 빠져버리게 되었다. 대강의 느낌으론 본 이베어의 음악과 유사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았고, 워 온 드럭스 같은 전자 음악이 섞인 인디 록 음악의 잔상이 일기도 했고, 슈게이징 음악의 노이즈와 울림도 묻어 있었고, 그러면서도 팝적인 멜로디로 주목할 만한 생동감을 갖고 있었다. 이렇게 멋진 음악을 그냥 놓칠 수 없어서 바이닐을 찾아보았는데 지금은 판매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진 않았지만 가까스로 한 장 구할 수 있었다. 대체로 어두운 분위기지만 바이닐로 음악을 재생하자 오히려 기분이 상쾌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.
전자 음악의 비틀린 텍스처를 내세운 오프닝 트랙 New Low가 제시하는 명확한 비전은 앨범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다. 그루브가 가미된 사운드로 한결 부드러운 다음 곡 How Many Miles, 그리고 Are You Looking up은 앨범의 대표 트랙이라고 볼 수 있다. 시니컬한 시선과 태도를 유지하지만 친근함을 자아내는 멜로디로 이목을 끌었다. ‘넌 찾고 있어? 이유를 묻고 있어? 왜냐하면 이왕 가볼 거라면 망설이지 말고 과감해져 봐 (Are you looking up? are you asking why? ‘cause if you wanna go then, baby go wild)’라는 가사에 실린 도전적 태도가 어쩐지 부럽게 느껴졌달까. Rylee & I에서 노래와 겉돌고만 있는 퉁명스러운 기타 리프와 패턴들의 배열이 낯선 감각을 자아내며 이 곡을 한층 실험적인 성향으로 이해하도록 이끌었다.
Candy, I Want, Alesis 세 곡을 내적 갈등과 탐구의 시리즈로 이해하게 됐던 것 같다. 이 곡들에서 ‘찾다(find)’라는 의미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었고, 무언가 답답한 상황 속에서 답을 구하고자 하는 인물의 모습이 그려졌다. ‘최근에 당신의 사선 안에 붙잡혀버렸고(But lately, I am caught / Right inside of your line of fire–I want), 누군가 다른 사람의 몸 안에 있(I’m in another body who’s in somebody else–Alesis)’는 상황에서 화자가 처한 절망적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. ‘네가 떠날 때마다, 내 안의 작은 부분이 죽어 가 / 하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걸 원해(Every time you leave, a little part of me dies / But I want what I want)’라는 구절은 나의 욕망이나 추구가 현실적 상황과 결코 양립할 수 없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았다. ‘난 너의 영웅이 아니지만 그의 욕망을 얻었어(I’m not your hero / But I got his desire)’ 또한, 문학 작품 속 주인공의 그것처럼 현실에 시름하며 양심적인 성질을 띄는 화자의 성격을 목격하도록 했다. 클로징 트랙 Dream Police는 몽환적인 알앤비 곡으로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도 좋을 것 같은 여지를 마련한다.
<Two Star & The Dream Police>는 Mk.gee를 주목하도록 만드는 완전한 PR이다. 새로움과 혁신, 기대되는 컬래버레이션이 쏟아지는 음악 생태계에서 자기만의 목소리로 다져진 하나의 앨범을 선보이는 것, 그리고 그 결과물에 대한 호응을 얻는 일은 마법처럼 신비한 것인지 모른다. 과거적인 것과 미래적인 것을 동시에 지닌 레코드. 문득 멈춰 세울 만큼 타당했던, 그리고 모처럼 긴장되는 젊음과 모험을 마주하도록 한 인상적인 레코드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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